"부모 성 함께 쓰기"를 비웃다 4

4. 차라리 성씨를 없애자고 해라

조상의 성씨를 쓰지 않고 랜덤한 조합으로 새로 만들게 되면 차별문제를 피할 수는 있으나 성을 쓰는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조합가능한 성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100개 성씨만 따져도 9800=100!/(100-2)! 가지나 가능하다. 혈족으로 분류하는 일이 힘들어지고 사람을 구별하기 위한 성명의 본래 목적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정녕 이것을 원한단 말인가? 아니라면 대체 “부모 성 함께 쓰기”는 무엇을 하고자 함인가? 철딱서니 없는 자들이 자기만족을 위한 용두질이나 남의 주의를 끌기 위한 떼쓰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기욕심만 있고 자손과 타인과 사회에 대한 배려는 없는 이기심과 파렴치의 극치가 아닌가?

“부모 성 함께 쓰기”는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로 끝나게 되어 있다. 부모 성을 함께 쓴다는 순진한 취지와는 별개로 평등하게 성을 쓰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 성을 먼저 쓰면 여성 차별이고 그 반대면 남성 차별이 될 것이다. 부모의 성을 각각 아래 위로 쓴다 해도 남녀 평등을 구현할 수가 없게 된다. 또한 이 순진함은 위에서 적은 바대로 인간차별(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무시하는)과 사회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성명에서 남녀차별을 해소하려 한다면 단 한가지 방법밖에는 없다. 성씨를 없애는 일이다. 법으로 성씨를 쓰는 일을 금지하고 그냥 이름만 쓰도록 하면 된다. 성씨가 없으니 집안을 따질 까닭이 없을 것이고, 성씨를 만드는 고민도 없을 것이다. 아버지 성을 먼저 넣을지 어머니 성을 먼저 넣을지 고민안해도 된다. 또 이름만 부르니까 간단하고 부르기 쉽다. 이미 아이돌 가수들이 몸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태연, 서현, 규현, 수지 ... 그럼 무수하게 늘어나는 동명이인은 어찌 하려나...

5. 여자의 성을 갈아엎으면 된다


믿기지 않겠지만 아주 쉽고 효과가 만점인 방법이 있다. 양성 평등에 완전히 부합하고 자식과 부모의 성이 다른 문제도 성 조합때문에 생기는 어처구니없는 문제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나는 참으로 의아스럽다. 그토록 서구의 페미니즘을 동경하고 흠모하는 "그들"이 왜 서구방식을 온몸으로 따르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그저 서구방식을 옳다고 박수치는 것에 머물 뿐이다. 그리고 그것에 기대어 자신이 편한 대로 행동하고 말하면서 그 (정상인이 볼 때에) 기괴한 언행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사실 모든 문제는 “그들” 스스로에게 있다. 어머니 성을 쓰지 않는 것이 남녀평등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유치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신의 성은 멀쩡히 두면서 죄없는 아이들의 성과 이름을 상황에 따라 바꾸려는 "그들"의 삐뚤어진 이기심이다. 간단히 말해서 여자 "그들"이 성을 바꾸면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된다.

어차피 서구든 진보든 페미니즘이든 추종하는 사람들이지 않은가(적극적이든 아니면 눈치를 보면서 "엽전"이나 "마초"가 아님을 애써 티내려 동조하든). 서구 여자들처럼 결혼을 해서 남편의 성으로 여자 "그들"의 성을 바꾸면 된다. 예컨대, 성이 "김"인 여자가 "박"씨 남자와 결혼한 후에 성을 "박"으로 바꾸면 된다. 그 자식들은 부모의 성을 받아 "박박"이라 하면 되는데, 어차피 똑같은 것이니 효율성을 위해 "박" 하나만 쓰면 된다. 그리고 남편은 자신의 성을 썼다고 생각하고 여자 역시 자신의 성을 썼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되면 위에서 적은 모든 문제가 해소가 된다. 부모의 성을 똑같이 쓰는 문제도 완전히 해결된다. "박박"으로 쓴다 해도 순서나 위치에서 비롯된 문제까지 한방에 날릴 수 있다. 부모와 자식의 성이 완전히 똑같아진다. 엄마성이 왜 자기성과 다르냐고 징징거리는 "그들"의 자랑스런 아이들이 생길 수 없다. 개가를 원하는 여자 "그들"이 남자의 성 때문에 고민하는 일도 없게 된다. 왜 이렇게 편리한 방법을 놔두고 왜 남 (자신의 아이들이지만)의 성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는 것인가? 그 기괴한 작명법 때문에 멀쩡한 사람들이 놀라고 짜증나고 하는 것을 외면하는가? 남녀평등이랍시고 튀는 언행으로 시선을 끌려 하지만 결국은 자기 만족을 위한 몸부림이요 유치함이 아니던가. 이것이 이기주의가 아니라면 대체 뭐란 말인가?

결국 여자 "그들"이 결단을 내리면 된다. 모든 여자의 성을 갈아엎으면 만사가 편하게 된다. 남자 "그들"도 오매불망 그리워하는 서구 페미니즘을 몸으로 실현하는 것이니 만사를 제쳐두고 "여자 성씨 갈아엎기"에 매진할 일이다. 문제투성이인 "부모 성 함께 쓰기"는 시궁창에 쳐박을 일이다. 그것이 "그들" 스스로 원하는 양성 평등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의 냉소를 피하면서 한국에서 서구 페미니즘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있는 방법이다.

자, 이러한 방법이면 "그들"은 성에 찰 것인가? 수천년 묵은 체증이 가라앉겠는가? 생각해보라. 결국은 멀리 돌아서 제자리 아닌가... "김"씨가 불만이어서 여기저기 돌았지만 결국 "김"씨로 끝나는 것 아닌가. 2-2나 18-10+6-4-8-2나 모두 0인데 뭐하러 복잡하게 이리저리 왔다갔다 잔머리를 굴리는가.

결국 서구화가 궁극의 목적이 아니었던가? 서구식을 따르자니 무조건 따른다는 비난을 살 것이 두려워 그리 어설프게 페미니즘을 흉내내려 한 것인가? "그들"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의도하지 않았을는지는 몰라도 먼 길 돌아온 결과가 이것이니 스스로도 어처구니없고 허탈하지 않은가?


계속 ...


2010.9.8; 201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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