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병장 노무현이 그립다

며칠 전 북한정권이 연평도에 포탄을 뿌려 여러 명이 죽고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건물과 도로는 파괴되었고, 불타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연평도는 말그대로 전쟁터였다. 군사시설은 물론이려니와 민간시설까지 파괴했고 민간인 사상자가 벌어졌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벼랑끝에 몰린 김정일 김정은 정권이라지만 민간인 동족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고향땅을 등진 백성들이 오갈 데 없이 찜질방을 전전한다는 소식이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 번 천안함 사태처럼 이번에도 청와대와 국방부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명박이 확전방지를 지시했다가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는 얘기를 두고 말이 많다. 확전방지가 “자칭보수”(사실은 보수도 뭐도 아닌 힘있는 자에게 기대어 먹고 사는 기회주의자들)들로부터 비난을 받자 면피를 위해 말을 바꿨다는 얘기도 있다.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다. 이 중요한 대목에서 대통령의 말을 기록하지도 않았다는 얘기인가… 이런 것이 논란거리가 된다는 것 자체가 한심한 일이다.

국방부도 기초 사실을 자꾸 바꾸어 또다시 불신과 비난을 자초하였다. 반격을 한 K-9이 몇 대인지도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다. 도대체가 국방부가 병력과 장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는 소리인지, 훈련일지나 작전일지도 없다는 얘기인지 알 수가 없다. 장비현황과 일지에 적힌 대로 말하면 그만일텐데 왜 그리 오락가락을 하는가... 훈련 중에 공격을 당했는데도 변변히 대응을 못하고서 북한 탓만 하는 국방부가 참으로 못나보인다. 지지리 궁상이다. 이번에는 민간인까지 사상자가 나왔고 섬주민 대부분이 연평도를 탈출한 상황이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킨다는 군대로서 면목없는 일이고 참담한 일이다.

김대중 정권 시절 두 차례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위풍당당한 군대가 이명박정권에서 참패(천안함도 북한의 공격을 받은 것이라면)를 거듭하고 있다. 우수한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두들겨 맞았다. 이명박 정권은 입만 열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추진했던 햇빛정책을 비난하면서 북한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외쳤다. 그런 정권이 대책없이 연이어 얻어터지고 하소연만 하고 있으니 그 허풍당당함이 안쓰러울 뿐이다. 그러면서 아직도 햇빛정책을 헐뜯고 있으니 그 앙증맞은 자태가 참으로 혼자 보기 아까울 뿐이다.

참으로 “잃어버린 10년”이 딱 맞는 얘기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위풍당당했던 군대가 지난 2-3년 사이에 허풍당당한 군대로 추락했으니 말이다. 경계도 실패하고, 보고도 실패하고, 훈련 중이었는데도 대응에 실패한 군대라니 더 말하여 무엇하겠는가. 제 1차, 2차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 나라의 군대는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총이나 포 대신 삽이나 곡괭이들고 4대강에 가서 강바닥이나 긁어내고 있는가… “잃어버린 10년”을 노래하더니 이렇게 비참하게 패배하는 꼴을 보려고 그리 입에 거품을 물었던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북한에게 각종 지원을 한 것을 두고 “퍼주기”라고 비난했다. 그것이 어뢰가 되고, 포탄이 되고, 핵무기가 되어 돌아왔다고 비난했다. 그래서 햇빛정책이 실패라는 것이다. 참으로 무책임하고 어이없는 변명이다. 정권이 바뀐 지 3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전정권을 걸고 넘어져야 하는 궁색함이 안쓰럽다. 그리 김대중 노무현이 저주스럽다면 그들보다 더 나은 정책으로 좋은 성과를 내면 그만 아닌가. 우선 전쟁을 방지하고 정 피할 수 없다면 적을 확실하게 제압하는 것을 보여주면 그만 아닌가? 하지만 4대강을 뒤엎는데 돈을 퍼붓느라 노무현 정권시절보다 군예산을 줄이고, 군대까지 4대강 공사에 동원해 놓고 이제 와서 김대중 노무현을 걸고 넘어진다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북한에 퍼주기를 했다고 비난을 하지만 이명박 정권도 북한에 지원을 하였다. 규모 면에서 적었지만 그들 논리대로 치면 이명박 정권이 지원한 것도 어뢰가 되고, 포탄이 되고, 핵무기가 되어 돌아온 셈이다. 북한정권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군사력과 핵무기에 의지하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남한이 지원을 하든 말든 확실한 “마지막 패”를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무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달래고 을르고, 유사시에는 어떻게 확실하게 제압하는가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햇빛정책을 깎아내리는 데만 몰두할 뿐이지 이런 얘기는 하지 않는다. 논리로 치나 명분으로 치나 비열한 짓이다. 어리석은 백성들을 호도하는 얄팍한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 요컨대 지난 두 정권은 북한에 지원을 한 댓가로 대화를 얻었고 평화를 얻었는데, 이명박 정권은 칭찬도 못듣고 지원을 했고(기왕 줄 것이면 칭찬이나 받고 주든가 할 것을…) 연이어 두들겨 맞고 하소연만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정권이 상식을 벗어난 행위를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학생으로 치면 불량학생이고 건달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건달과 싸움을 해봤자 이기든 지든 손해나는 싸움이다. 전쟁이 나서 평양과 서울이 쑥밭이 되었다고 쳐보자. 누구의 손해가 더 큰가. 삼성과 LG만 파괴되어도 남한으로서는 뼈아픈 손해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전쟁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걸핏하면 시비를 걸어오는 건달에게 돈 몇 푼 주고 달래보내는 것이 정답이다. 정말 피하지 못할 것이라면 확실하게 준비해서 패대기를 치는 것이 차선이다. 이것이 상식이고 정치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한 일이다.

싸울 준비도 안해놓고 시비를 걸어오는 건달에게 사회정의가 어쩌구 하면서 까칠하게 대하면 피를 보기 마련이다. 돈 몇 푼 아끼려다 낭패를 보는 것이다. 당장 전쟁터로 변한 연평도 피해는 어찌할 것이며, 놀란 백성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할 판국이다. 북한이 먼저 작정을 하고 공격을 했다느니 민간인을 공격했다느니 하면서 비난을 쏟아내는 일은 “디지게 맞고”와서 대책이 없으니까 억울해서 징징거리는 짓이다. 건달이 정의사회를 구현하는가? 아님 점잖게 예고하고 공격하나? 그래서 어쩌라고… 북한정권이 불량학생인 것을 여태껏 몰랐는가? 비참하게 맞고 와서 징징거리는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을 백성들이 달래줘야 하는가? 땅바닥이라도 “때찌” 해줘야 한단 말인가?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군대와 국군통수권자는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명박 정권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다. 정치를 하라고 뽑아놨더니 정치는 모른다고 말하고, 경제를 안다고 하더니 강에서 삽질만 하는 황당한 정권이다.

가장 황당한 일은 걸핏하면 지하벙커에서 대책회의를 한다는 자들의 화려한 경력이다. 천안함 사건 때와 비슷하다.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대표, 정보원장, 주요 참석자들이 군대 경험이 없다. 군대 경험이 없으면 군대를 통치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두 명도 아니고 “군면제 정권”이라 부를 정도라면 심각한 일이다. 천안함 사건 때 초기대응이 잘 되었다고 말한 군면제자의 “개념수준”은 과연 이번에도 백성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들이 근사하게 군복을 차려입고 (차라리 군복이 아니라 민간인복이 어울린다) 연평도에 가서 포탄피를 살펴본다 한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지하벙커 회의장면을 보는 백성들이 무엇이라 생각할 것인가? 군복을 멀쩡히 차려입고 어설픈 거수경례를 한다 한들 군복무를 면제받고 회피한 자들을 어찌 신뢰할 것인가? 그들이 국방부장관에게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고 전투기를 거론하고 폭격을 말하는 것을 백성들은 어찌 볼 것인가. 내 자식들과 친척들과 친구들은 군대 가서 다치거나 죽거나 했는데, 군대도 안가본 자들이 전쟁이 어쩌구 폭격이 어쩌구 핏대를 올리는 것을 어찌 바라볼 것인가.

육군병장 노무현이 한없이 그리운 까닭이다. 군대시절로 돌아간 듯이 환한 웃음으로 병사를 껴안아 줬던 육군병장 노무현이 참으로 아쉬운 순간이다. 그 뜨거운 전우애는 군대를 가보지 않은 자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만일 육군병장 노무현이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지하벙커에서 국가안보를 논하고 있었다면 (아마도 지하벙커가 아닌 다른 곳에서 했을 것이지만) 백성들이 보는 느낌은 군면제자 이명박의 경우와는 전혀 달랐을 것이다. 국무총리도 여당대표도 정보원장도 군면제자인 어이없는 상황은 결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당당한 만기제대 예비역들이 그 자리를 지켰을 것이다.

또 그가 퇴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포함한 군대개혁안 당당하게 제시했던 모습이 그립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정권이 합의한 전시작전권 환수를 연기했다. “자칭보수”들은 환호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은 그런 자들이 지금 강력대응을 말하고 전투기 폭격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 나라의 군대를 움직일 수 있는 작전권을 남의 나라에 맡겨두고서 그런 소리를 입에 담고 있는 모습에 아연 실색이다. 어떻게 작전권도 없으면서 몇배 화력으로 응징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자기 군대를 맘대로 움직일 수 있는 권한도 능력도 없으면서 전투기 폭격이니 강력대응이 가당키나 한 소리인지. 미군이 결재를 하지 않으면 모두 공염불인 것을… 현 상황에서 이명박 정권이 징징거리거나 입에 거품무는 것 말고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그들은 폭격을 하고 싶어도 미국이 허락을 하지 않아 못할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자들이다. 전쟁이라도 나면 얼굴처박고 벙커로 기어들어가거나 금붙이와 달러보따리를 둘러메고 공항에 달려갈 자들이다.

이런 상황이니 만기제대 대통령이 얼마나 아쉽단 말인가. 60만 군인들의 전우애를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백성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그립다. 자기가 무슨 소리를 했는지도 오락가락인 "군면제 핫바지"가 아니라 신중하고 단호한 의사표시로 백성들을 안심시키는 만기제대 군통수권자가 그립다. 자기 나라 군대를 자기 나라가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상식을 당당하게 말하는 병장 대통령이 얼마나 그리운가. 불량학생을 달래서 싸움을 피하고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는 시원스레 두들겨 패서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주는 그런 현명한 대통령과 위풍당당한 “백성의 군대”가 절실하지 아니한가.

우리 백성들은 정말 김대중 노무현의 10년 세월을 잃어버린 것이다. 돈푼 아끼려다 간달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징징거리는 군면제 정권과 허풍당당한 군대를 어찌한단 말인가. 훈련중이었는데도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자주포는 고장나서 제대로 쏘지도 못하고 하는 상황을 누가 납득한단 말인가. “재가 갑자기 때렸쩌여” “마니마니 아파여” 하면서 울고 불고하는 철부지를 위해 “때찌”를 해서라도 달래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저 황당하고 어이없을 뿐이다. “백성군”이라도 조직해서 걸핏하면 벙커에 기어들어가는 대통령과 싸웠다 하면 대책없이 맞고 질질 짜고 들어오는 군대를 달래주고 보호해줘야 할 판이다. 백성들은 생명과 재산을 잃고 타향에서 찜질방생활을 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을 피눈물로 그리워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나날이다. 육군병장 만기제대 노무현이 참으로 그리운 까닭이다.

2010.11.27

첨기: 이번 사건으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기원하며 다치고 놀란 분들께 심심한 위로말씀을 드린다. 특별히 휴가를 나가다 복귀하던 중 변을 당했다는 병사 얘기를 안타깝게 들었다. 어설픈 군통수권자와 지휘체계 때문에 저리 충직한 장병과 무고한 분들이 날벼락같은 해를 입은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 아울러 김씨 부자에게 유치한 불장난으로 동족을 해치는 짓을 그만 둘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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