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 그럼 미국인권법은?


북한인권법? 그럼 미국인권법은 왜 안만드나?

언젠가 자칭보수단체나 정치권에서 "북한인권법"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어이없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런데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니 국회에서 조만간 처리할 모양이다. 처리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그런 법안이 정말 만들어져서 국회에서 심사를 하고 있었다는 자체가 황당하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북한은 엄밀하게 독립국이다. 남한에서 영토를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정하고 있거나 말거나, 북한을 괴뢰니 뭐니로 정하고 있거나 말거나 국제사회에서 독립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독립국은 자국의 일을 스스로 처리할 의무와 권리를 가지고 있다. 남의 나라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내정간섭이고 주권국을 능멸하는 짓이다.

물론 그 나라 위정자가 용서받지 못할 짓 (예컨대, 광주에 가서 자국민을 학살하거나 요즘 중동에서 시위대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짓)을 저질러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상황이라면 좀 다를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일정한 조치를 강제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무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국제법과 국제사회의 합의에 근거한 조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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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초라한 명분일 뿐이다. 국제법과 국제사회의 합의가 아닌 일부 자칭보수들의 자의일 뿐이다. 또한 실익도 없다. 북한영토를 지배할 권한도 없으면서 북한에게 북한 인권이 어떠니 저떠니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북한인권법"이 통과만 되면 자동으로 북한 주민의 인권이 개선되는가? 참으로 유치찬란한 발상이다. 테러가 문제가 되면 "테러금지법"을 만들면 되고, 성폭력이 문제가 되면 "성폭력금지법"을 만들면 되고, 4대강사업을 반대하면 "4대강사업반대 금지법"을 만들면 된다는 것 아닌가... 참으로 세상 편하게 사는 자들이다.

그런 식이면 국회는 법만들다가 날새는 것 아닌가? 당장은 카타피가 찍어누르고 있는 리비아 시민의 인권을 위한 "리비아인권법"을 만들어야 한다. 왜냐고? 북한 주민만 사람이고 리비아 시민은 사람이 아니란 말인가?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들의 인권문제도 심각하니 "일본인권법"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캐나다에서 동포가족이 쫓겨난다니 "캐나다인권법"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국에서도 한국사람들이 차별받는 경우가 있으니 "미국인권법"도 만들어 오바마에게 미주알 고주알 주문해야 하지 않을까? 도대체 몇개나 되는 "OO인권법"을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그런 법을 수천 수만 개를 만든다 한들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오히려 외교문제를 만들어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이익이 있다면 그런 법을 만들자고 나선 자들의 만족이다. 그들의 병적인 적개심과 분노를 달래줄 뿐이다. "북한인권법"으로 북한 정권을 압박하고 모욕을 주자는 유치한 생각이다. 말하자면 그들만의 자위(自慰)이고 용두질인 셈이다. 그런 유치찬란한 짓을 위해 국가기관이 나선다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가.

그런데 우리 사회의 인권은 어떠한가? 과연 남의 나라 주민의 인권을 생각할 만큼 자랑스러운 수준인가? 거의 매일 사회 부조리와 인권침해 사례가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만든 전정권을 저주하면서 인권과 관련이 없는 자를 위원장으로 임명하여 위원회가 파행을 겪은 지 한참이 되었다. 생존을 위해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을 쫓아내면서 법이 어쩌느니를 따지고 있는 판이다. 정권을 비판하는 시위나 파업은 무조건 불법이고 바로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세상이다. 재개발 주민을 강제로 해산시키려다 여러명이 죽고 다쳤고, 그 책임을 주민에게 씌워 감옥에 가두는 판이다. 하다못해 전직 대통령도 피의자로서 권익을 보호받지 못하고 "노방궁"을 버리고 바위 위에서 몸을 던진 비정하고 불공정한 사회다. 오직 정권에 빌붙어 먹는 자들의 인권만 보장되는 특권층 사회다.

이래놓고 남의 나라 인권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있는가? 참으로 두꺼운 낯짝이다. 정말 말그대로 "웃기고 자빠졌다." 정권에 붙어먹는 이상 자신은 인권을 침해당할 일은 없겠다는 순진한 생각까지는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자기가 괜찮다고 남이 부당하게 얻어터지고, 끌려가고, 감옥에 갖히는 것을 모른 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기주의와 기회주의에 찌든 자들이다. 그런 자들이 국가를 말하고 애국을 밥먹듯이 떠든다. 또 자기가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북한정권을 욕보이기 위해 인권법을 들먹거린다. 어찌 파렴치한이라 말하지 않을 것인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 북한이 "한국인권법"을 제정하여 시민들의 촛불 시위를 방해하는 자(정보원이든 경찰이든 자칭보수노인들이든)는 즉각 처단할 것을 공표한다면 어떻겠는가? 카타피가 한국의 광주 민주화 운동 사례를 들어 "한국인권법"을 제정하여 전두환 등 군사정권 핵심세력의 면모를 전 세계에 공표하고 그들을 체포하기 위해 리비아 정예부대를 출병시킨다면 어떻겠는가? 아님 혈맹인 미국조차 주한 미군과 그 가족들의 인권을 위해 "한국인권법"을 제정하여 즉시 현 국가인권위원장을 퇴진시키고 경찰청장을 체포하여 본국으로 데려간다면 어찌 하겠는가? 현재 미군의 군사력을 고려하면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똥도 미국 똥이 좋으니 우리 인권을 위해 미국이 힘써주는 것에 감격해서 미국쪽에 큰절이라도 하려는가? "북한인권법"이나 이런 "한국인권법"이나 황당하기는 매한가지지 않은가?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어느 나라 어느 시민이든 인권을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명분과 북한의 인권문제가 심상찮다는 주장에 토를 달지는 않지만, "북한인권법"은 정말 어이없다. 실속도 없으면서 분란만 자초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금강산에 구경가서 총맞은 자국민도 어찌하지 못하는 주제에 북한 주민 일을 대체 어찌하겠다는 것인가. 독립국의 일을 집안일로 혼동하여 나라 망신을 자초하는 짓이다. 게다가 일부 병적인 증세를 보이는 자들의 용두질에 국가기관이 놀아나는 것같아 짜증난다. 떼도둑처럼 모여서 국가에 해만 끼치는 자들이다. 자국민의 인권보호를 방치하면서 남의 나라 인권을 말하는 것이 말같잖고 구역질이 날 뿐이다. 정말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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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법"이라...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남한에 사는 주민들(특히 정권에 붙어 호의호식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시민들)의 인권은 얼마나 내버려지고 있을까. 참으로 인권을 말하기 민망한 일이다.

201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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