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권(自衛權), 자위권(自慰權)?

신임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취임식에서 “[북한이] 다시 도발을 감행해 온다면 즉각적이고 강대한 대응으로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위권을 발동하여 전투기로 폭격하겠다고 했다. 미국은 한국이 자위권을 가지고 있다고 동의했고, 이어 일본 총리는 유사시 한반도에 자위대(自衛隊)를 파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참으로 이러한 언사들이 걱정스럽다. 이 모든 것이 한심한 한국 정부가 자초한 것이어서 부끄럽고 민망할 뿐이다.

한심한 자위권(自衛權) 타령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자위권(自衛權)을 “국가 또는 국민에 대한 급박한 침해에 대하여 실력으로써 방위할 수 있는 국가의 기본적 권리”로 정의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멀쩡한 독립국가라면 당연히 가지는 권리이다. 하지만 생뚱맞게 자위권을 발동한다느니, 남의 나라에게 그들이 자위권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느니, 남의 나라 일에 자기 나라 군대를 파견한다느니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없다. 그만큼 한국이 사실상 자위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소리인가? (자위권을 멀쩡하게 행사할 수 있으면 굳이 자위권을 들먹이지 않는 법이다) 미국이 한국의 자위권(사실상 군통수권)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이고, 일본도 이 참에 자위대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보자는 것인가? 그렇다면 중국은 가만히 있을 것인가? 북한에 중국 군대가 주둔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러시아는 어떻게 할 것 같은가? 100여년 전으로 돌아가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이 땅에서 다시 치르려는가? 뭐 시즌 II쯤 되는가?

한국이 자위권이 있다고 미국이 인정해 주니 감격스럽고 눈물나게 고마운가? 과연 돈독한 한미동맹이라고 자랑스레 내세울 것인가? 그래서 일점일획도 못바꾼다는 FTA협정문을 은혜로운 혈맹을 위해 “원하시는 대로” 고쳐주었는가? 참으로 친절한 MB氏아닌가. 또 일본은 자위대를 보내준다니 얼마나 감동스러운가? 일왕에게 바짝 엎드려 큰절이라도 올릴 참인가? 미국도 일본도 이렇게 저렇게 “자위”를 해준다니 마냥 즐겁고 기쁜가? 어찌 독립국가의 자위권이 이렇게 한심스럽고 구차하단 말인가.

이 땅에서 자위권(능)은 지난 150년간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조선왕조는 백성은 커녕 이씨 왕조도 지킬 능력이 없어서 국토를 청나라, 러시아, 일본의 전쟁터로 내주었다. 남의 나라 전쟁으로 백성이 죽든 말든 힘있는 나라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의 눈치를 보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하였다. 정적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고 친일파를 등에 업고 등장한 이승만 정권은 “점심은 평양에서 먹고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는다”며 허세를 부리다가 한반도를 잿더미로 만들고 부산으로 쫓겨갔다. 한국 전쟁에서 7사단과 2군단과 3군단을 차례로 궤멸시켜 미군에게 군작전권을 이양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일본군 장교출신 유재흥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중용했다. 그러한 자가 국방부 장관을 해먹고 노무현 정권 때는 전시작전권 환수를 반대한다며 길거리로 나섰다. 한국군(수뇌부)의 역사와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요컨대, 군대는 있으되 정작 군대를 마음대로 움직을 권한이 없는 한국군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자위권능을 갖지 못했다. 나쁘게 말하자면 한국군은 백성을 징집하여 적당히 훈련을 시켜놓고 미군은 한국군을 용병부리듯이 사용하는 모양새다.

그나마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은 자위권을 회복하기 위해 애썼고, 미국과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는데 합의하였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서 그 노력을 부정하였고,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환수를 연기하면서 만세를 불렀다. 그들이 1994년 평시작전권을 환수한 것은 자주 국방인데, 노무현이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는 것은 빨갱이 짓이라는 소리다. 이승만 정권처럼 큰소리만 뻥뻥 치다가 금강산에서 백성이 총에 맞아 죽었는데도, 대형 군함이 영문도 모른 채 가라앉아 병사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북한의 포격을 받아 연평도가 쑥대밭이 되었는데도 또다른 이씨 정권은 대책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혈맹이니 어쩌니 하면서 미국의 바짓가랑이만 붙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판국이다. 그러면서 “자위권 발동”을 얘기하고 미군도 동의했다면서 좋아하고 앉아있으니, 그 “까부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울 따름이다.

자주국방과 혈맹의 허울

돌이켜 보면 그동안 자주 국방이란 말은 있으되 거의 행사 때에나 등장하는 색바랜 구호에 불과했다. 자위권도 마찬가지다. 언제는 자위권이 없어서 군대를 마음대로 동원하지 못했는가? 누가 한국의 자위권을 부정하는가? 단지 그럴 능력이 없을 뿐이다. 군작전권을 환수해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뿐이다. 한미동맹을 말한다. 영원히 변치 않을 혈맹임을 자랑한다.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상식을 비웃고 있다. 스스로 지킬 능력이 없어도 미국 바짓가랑이만 붙잡고 있으면 미군이 지켜줄 것임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황해에 나타났다며 그 규모와 전투력에 감탄하고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건달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꼬마가 힘좀 쓰는 사촌 형을 껌으로 꼬드겨 나와서 자랑하는 모양새다. 그 형이 없으면 좁아 터진 골목길을 지날 용기도 없으면서... “자주 국방”이라는 단어만 있지 “자주 국방”을 구현할 생각도 의지를 상실한 지 오래 된 것같다. 스스를 지킬 생각도 의지도 없다면 참으로 비참한 일이다.

친일파와 "종미파(從美派)"와 “자칭보수”(힘있는 자들에게 붙어먹는 기회주의자)들은 말한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거의 60여년이 지나고 있는데도 한국군의 작전수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말한다. 미군이 있어야 한국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부시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내야 한다고 말한다. 참으로 한심한 얘기다. 60년 동안 혈맹과 무엇을 했길래 아직도 한국군은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스스로 지킬 능력이 없단 말인가? 그것도 세계 최강 미군이 도와주는데도 자립을 못하고 빌빌거린단 말인가? 그렇다면 미군이 한국군의 자주 국방을 원하지 않거나 한국군이 스스로 자주 국방을 회피하거나 포기했다는 소리다. 한미동맹이란 것이 모두 부질없다는 소리다. 더구나 노무현이 말했듯이 1980년대부터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평균 10배가 넘는 국방비를 사용하였는데도 전쟁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면 정권과 군수뇌부가 엉망이었다는 뜻이다. 한국군이 무슨 당나라 부대도 아니고 이렇게 엄청난 국방비를 쏟아부었는데도 형편없는 군대라면 누가 믿는단 말인가. 미군은 한국의 안보를 책임진다는 명분을 내세워 물먹는 하마처럼 국방비를 빨아들이고 있고 한국군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키울 의지가 없거나 방해하고 있다는 소리다. 60년간 배양하지 못한 작전수행능력인데 고작 3년(2012에서2015년으로) 연기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만일 달라진다면 60년간 한국군이 자주국방과 자위권을 포기했다는 얘기다.

과연 미국도 한국을 혈맹으로 생각하는가? 누가 미국인가? 부시인가 오바마인가? 미국이 개인이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나라인 이상 혈맹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은 미국이다. 자본주의를 생산해 낸 미국이 손익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전쟁 후에나 지금이나 미국은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켜야 할 이유가 있다.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을 위해서다. 왜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책임져야 하나? 자비로운 마음으로 거지에게 적선(積善)하나? 미국은 자기들 얻을 것을 얻고 줄 것을 줄 뿐이다.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대신에 비싼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호를 보내 적당히 분위기를 띄워주고 협상을 잘 이끌 뿐이다. 물론 어떤 때에는 한국과 미국의 목적이 같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어쨋든 간에 공짜는 없는 셈이다. 행여 반미주의자라 비난할 것인가? 종미주의자든 반미주의자든 부정할 수 없는 냉험한 국제사회의 논리이고 사실이고, 또 현실이다. 오늘 미군이 아군이지만, 한반도에서 얻을 게 없으면 내일 당장 적이 될 수도 있다.

추잡한 자위권(自慰權): 자화자찬과 자기기만(自己欺瞞)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자위권(自衛權)이 기껏 해봤자 자위권(自慰權)으로 들리는 이유가 있다. 미국은 겉으로야 어쨋든 자신들의 이익을 충실하게 챙기고 있는데, 한국 정권은 영원한 혈맹이라느니 조지 워싱턴호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무지막지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떠들고 있다. 이제 조지 워싱턴호가 떠났으니 다시 벌벌 떨 것인가? 다시 불러와서 시위 한번 하고 쇠고기까지 대폭 양보해줄 것인가? 미군이 떠나면 한국이 당장 망하는 것처럼 선동하는 종미주의자들의 자화상이다. 청와대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단다. 구차한 변명이다. 군작전권을 60여년 간 내팽개치고 자위권을 망각해 온 댓가로 그동안 이 나라 백성들이 치러온 비용이 그 얼마란 말인가? 그 백성들의 피와 땀과 눈물은 생각치 않고 정권 유지에 필요한 손익계산만 하고 있으니 참담한 것이다. 한미동맹이니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니 모두 백성들을 홀리고 스스로를 기만하는 용두질이다. 세계 최강과 60년간 동맹이면 무얼 하는가? 자신의 군대를 제대로 움직여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능력도 없는 것을... 

그러면서 이명박 정권은 자위권을 말하고 전투기 폭격을 말하고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하겠다고 말한다. 다련장 로켓까지 이동시키면서 서해 5도를 난공불락(難攻不落) 요새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 비용은 어쩔 것이며, 제한된 전투력을 갑자기 옮기면 서울은 어쩌라고. 우리의 현실을 보라. 군작전권도 제대로 갖지도 못하고 행사하지도 못하는 판 아닌가. 단순한 전투라면 몰라도 미군의 도움없이 전쟁은 수행할 수 없는 형편이 아닌가? 경계도 보고도 엉망인 것이 드러났고 군통수권자의 명령도 오락가락하고 있고, 국가안보를 논한다는 군면제자 정권은 포탄과 보온병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전투기를 띄울 수도 있고 K-9을 쏠 수도 있다. 그렇게 치면 코흘리개 “초딩”도 자동차 시동을 걸 수도 있고 비행기를 운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물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가, 과연 살아서 내릴 수 있는가는 전혀 별개 문제다. 이런 황망한 상태에서 폭격하고 응징하겠다는 무책임한 구호로 백성들을 달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북한 정권이 쥐뿔도 없으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섬뜻한 구호와 주장으로 선전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미국이 남한을 어찌 생각하든, 남한이 북한을 어찌 생각하든 각각 이명박 정권과 김정일 정권이 혼자 즐기는 용두질일 뿐이다. 그런데 하필 남한 백성과 북한 백성의 목숨을 담보로 그 짓거리를 해대고 있으니 그 “자위권(自慰權) 놀음”이 참으로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FTA 협상을 마치고 나서 이명박 정권은 “윈윈”협상이라고 말했고 한국에게 이익이라도 했다. 아마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일 터다. 대상국인 미국은 자동차 협상에 대해 대만족한다고 했고 언론은 한국이 놀랄만큼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낯뜨거운 자화자찬을 넘어선 자위질을 한 셈이다. 자기기만이다. 스스로도 말이 안되는 줄 아는지 말을 바꾸었다. 자동차를 내준 대신 안보를 챙겼댄다. 안보를 엉망으로 해놓고 일이 벌어지니까 미국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사정사정했다는 소리인가? 무슨 요구든 다 들어주겠으니 제발... 영원토록 변치않는 혈맹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혈맹이 자동차 협상을 챙기고 뒤통수라도 쳤는 말인가? 협정문의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던 협상대표는 국회에서 사과를 해야 했다. 쇠고기 협상 때는 질좋고 값싼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다가(세상에 질좋고 값싼 쇠고기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차라리 손으로 하늘을 가려라) 촛불시위로 홍역을 앓은 뒤에서야 반성을 한다고 했다. 일은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스스로 잘했다고 자화자찬에 자위질을 하다가 들켜서 낭패를 본 것이 어디 한두 번이었는가? 

여당은 며칠 전 내년 예산안을 물리력을 동원하여 단독 처리했다. 3년 연속 날치기라는 신기원을 이뤘다. 여당 대표는 이를 두고 정의라 했고, 국민을 위하고 사회를 위한 정의라 했다. 앞으로 FTA비준을 반대하면 자위권(질서유지권)을 발동하든 괴력을 가진 “어깨”들을 풀어 폭격을 하든 야당이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철저하게 “응징”할 태세다. 청와대는 예산안 강행처리를 다행이라고 했다. 날치기를 반대하는 여론이 6할이 넘는데도 역시나 자화자찬에 콧노래를 불렀다. 자기기만이고 자위질이다. 그러더니 “형님 예산”만 챙겼다느니, “여사님 예산”이 어쩌느니, 무슨 무슨 예산이 빠졌다느니, 위헌냄새가 짙은 파병안을 토론도 없이 통과시켰다느니 말이 무성하니까 눈치를 살피면서 태도를 바꿨다. 날치기에서 초인같은 힘으로 “사회 정의”를 구현한 여당 위원은 사과를 하였고 정책위원회의장은 날치기가 자기 책임이라며 사퇴를 하였다. 국민을 위하고 사회를 위한 정의가 하루아침에 책임져야 할 일이 되고 사과해야 할 일이 되었다. 콩이면 콩이고 팥이면 팥이지, 왜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인가.  

얼마 전에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가전제품을 사용한다는 소식을 들은 대통령은 통일이 다가온다며 기염을 토하였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퍼 마시고 있는 셈이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인가. 초장부터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정권이 통일을 말하고 있으니, 그것도 햇빛정책의 산물로 볼 수 있는 북한의 변화를 자기 몫인 양 자랑스레 말하고 있으니 어이없는 일이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개방하면 10년 안에 북한 주민 1인당 소득을 3000달러로 올려준다는 “비핵 개방 3000”의 성과라 말할 것인가? 사실 이게 어디 정책인가? 만일 김정일 정권이 남한이 “이명박 괴뢰도당”을 척살하면 연평도에서 전쟁없이 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면 어떻겠는가? 둘 다 남 생각은 안하고 자기 편한 대로 (결코 남이 받아들일 수 없는) 지껄이는 자기 주장일 뿐이다. 대화가 아닌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서 상대방의 화를 돋구는 유치한 말싸움이다. 이런 마당에 무슨 수로 통일을 한단 말인가? 조지 워싱턴호를 황해에 불러놓고 무력으로 평양 점령하고 신의주는 적당히 중국에게 떼어줄 생각인가? 잿더미인 상태로 통일을 해서 무얼 하겠다는 것인가? 행여 북한 정권이 와해되어 한 5백만명이 서울로 몰려들면 행복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애초부터 대통령과 당대표부터 여성비하, 음담패설, 성희롱, 성추행으로 진화해온 “성나라” 원주민들 아니던가. 일가를 이룬 전문성을 참지 못하고 대통령 발언도 입맛대로 “맛사지”해줘야 성에 차는 정권 아닌가. 천안함 사건에서 군의 초기 대응이 잘 되었다느니, 연평도 피격 당시 "확전방지"를 지시했느니 안했느니 하면서 백성들을 몽롱한 별천지로 데려다 주지 않았는가. 7할 백성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예산을 날치기 해놓고 사회와 국민을 위한 정의라고 말하는 여당 원내 대표의 발언은 "어르신"을 화끈하게 위무하고 감동시키지 않았는가. 그런 금과옥조같은 발언과 한없이 뜬금없는 자화자찬을 하루 이틀 겪은 것이 아니질 않은가. 그런데, 이제는 대놓고 낯뜨거운 자위권 어쩌구 들이대고 있으니, 정말 하다하다 별 짓을 다 한다... 그것도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떼거지로 몰려다니면서 "사회 정의"를 한답시고 일을 저지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 “집단 자위권 발동”인가? 애들 보기 부끄럽지 않니한가?

맺는 말

이제는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정직하고 상식과 이성에 가까운 말을 듣고 싶다. 좀 철학이 있는, 일관성이 있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정말 미군이 한반도를 떠날까봐 벌벌떨고 있다면, 미국 바짓가랑이를 매달리는 수밖에 없다면 군작전권도 자위권도 포기할 일이다. 통일이고 뭐고 다 잊을 일이다. 감히 미국하고 협상하려들지 말고 군말없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수용할 일이다. 말 그대로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낼 일이다. 제대로 된 군작전권을 갖지도 못하고, 미군의 도움없이는 제대로 행사하지도 못하는 구제불능이 무슨 할 말이 있단 아닌가. 정말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없다고 믿는다면 아예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런 주장은 그나마 일관성이라도 있다. 애걸복걸 미군에게 매달리고 군작전권은 포기하면서 실행할 수도 없는 자위권이니 폭격이니를 운운하는 것은 한마디로 정신나간 소리다.

그렇지 않고 한국이 독립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믿는다면, 실제 자위권을 당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나라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미군이 영원히 한국을 책임져줄 것이라는 그 헛된 “희망사항”을 버려라.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하질 않는가. 스스로를 지킬 의지와 능력이 없으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북한과 대화하고 화해하여 남북문제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 가까운 역사가 말해주고 있음이다. 남북이 극단으로 대립하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만든 판에 끌려간다면 한반도에서 중일전쟁, 일러전쟁, 중미전쟁, 혹은 미러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평화통일을 원한다면 유사시 전투기로 폭격하여 굴복시켜야 한다는 망상도 버려라. 어차피 북한도 미국도 중국도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또한 홍시가 입안에 떨어지듯 통일이 그리 다가올 것이라는 허상을 버려라. 

이제 뜬금없는 자화자찬이나 “자위권(自慰權) 놀음”은 그만 하고 명실상부한 자위권(自衛權)을 확보할 일이다. 먼저 전시작전권을 조기에 환수해야 한다. 60년간 준비가 안되어서 작전권 환수가 어렵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60년간 안된 것을 3년 만에 준비를 하겠다면 누가 믿겠는가. 오히려 반세기 넘게 작전권을 갖지 않고 미군에 의지했기 때문에 한국군이 자위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쉽게 말해 못해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안해서 못하는 것이다. 평시작전권을 환수한 이후 15년간 한국군이 얻은 이 교훈을 군수뇌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나라를 스스로 지킨다는 의지를 다져야 할 것이며, 세금도 더 내야 할 것이고, 기꺼이 무거워진 병역도 짊어져야 할 것이다. 자주 국방이나 자위권은 군면제 정권의 입놀림이 아닌 평범한 백성들의 의지와 자부심과 행동으로 만드는 것이다. 제대로 된 독립 국가를 만들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내 나라와 내 식구를 내가 지킨다는 그 책임성과 당당함이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전쟁을 하자는 자칭보수들이여. 지금 이 판국에 젊은이들 전쟁터에 몰아넣고 그대들은 한가하게 소풍가방 챙길 것인가. 점심은 평양에서 김밥에 사이다 빨고 저녁은 압록강변에서 파전에 막걸리 한잔 걸칠 꿈으로 부풀어 있는가? 점심에 대전에서 방사포탄 맞고 비실대다가 저녁에 부산 광한리에서 미사일 불꽃놀이를 즐긴다는 생각은 안하는가?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의 상사라 했느니... 꽃무늬 나들이복 대신에 태극기 그려진 항공잠바 걸치고 소풍가방 대신에 72미리 122미리 마호병(보온병) 챙겨들고 지하벙커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2010.12.13 (부분수정 201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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