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무리들의 몹쓸 말공작
박근혜 최순실 사태로 나라 안팎이 뒤숭숭하다. 선거에서 선출된 대통령이 사사로운 인연에게
사실상 권능을 넘겨주었으니 말이다. 헌법이고 뭐고 엽기(獵奇) 그 자체다. “바지대통령” 아래서 정부관료제와 공직자는 그저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상 대통령이었던 최순실씨가 정치, 공직, 경제, 사회, 교육, 체육, 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을
휘젓고 다니면서 사리사욕을 취했으니 황당하고, 어이없고, 부애나고, 수치스럽다. 하물며 그 민간인이 멀쩡한 대학교육도 받지
못했음에도 엉터리 석사와 박사학위를 달고서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쳤음에랴…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사태수습을 두고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온다. 탈당, 하야, 사퇴, 탄핵에서부터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2선후퇴, 영수회담 등 분분하다. 민주사회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내치와 외치를 구분하네 마네 다투고 있다. 헌법 71조를 어떻게 적용할지, 어떻게 해석할지 의견이 다르다.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은 야당이 자꾸 말을 바꾼다고 비난한다. 여당이 야당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면, 한발 더 물러서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투정한다. 군통수권과 게엄권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위헌적 발상이라고 말한다. 일반 시민들의 눈에는 혼란스러울 뿐이다. 답은 뻔한데 쓸데없는 말장난을 한다며 혀를 끌끌 찬다.
근본 질문 두개: 책임과 능력
가만이 생각해 보면 청와대, 여당, 야당이 다투는 논리가 간단하다. 여기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1) 박근혜 최순실 사태가 참을만한 것인가와 (2) 박근혜씨가 국정을 이끌만한 자질과 능력이 있는가이다. 시민과 여야(일부 “친박”을 제외하고)는 참을 만한 범위를 넘은 엽기라고 본다. 지지율 5퍼센트와 오늘 집회에 모인 백만명이면 충분한 증거가 된다. 또한 초우주적인 “바지대통령”에게 희망이 없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대통령과 내각이 국정을 수행할 능력이 없으니 조기 대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정공백을 메꾼답시고 사고치지 말고 가만히 반성하면서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청와대와 일부 여당(친박)에서는 맹확하게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는다. 질문 (1)에 대해서는 사과도 하고 머리를 숙이기는 하지만 그 뿐이다.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 문고리 3인방을 빼고는 아직까지 사임한 비서관과 장관이 없다. 질문 (2)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는다. 박근혜씨의 자질과 능력을 믿고 또 믿고 싶은 것같다. 그러니 나라는 들썩이는데도 천하태평이고,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국정을 챙긴다며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아무리 지지율 5퍼센트라도 어떻게 해서든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속내를 숨기면서 시민과 야당의 요구를 뭉개고 있다. 여기서 근본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박근혜씨의 사과와 인식
박근혜씨가 사과를 두 번 했지만 어찌 책임을 질 것인지 말하지 않았고 그저 “국정공백”을 걱정했다. 말이 사과지 “개념없는 김여사”의 푸념과 넋두리였다.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일방적으로 (왼 것을) 말한 것에서도 드러나듯이 근본적인 질문 (1)과 (2) 모두 “예”라는 인식이다. “좀 미안하긴 한데 사과했음 됐지 더 뭘 바래? 근본없는 것들이 감히 대통령에게 대들어?” 이런 식이다.
박근혜씨가 국무총리의 권능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국회의장에게 총리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통지했다. 헌법에 규정된 대로 국무총리가 국정을 통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정공백” 어쩌구 얘기를 꺼낸 이유 이런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끝까지 대통령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음에도 책임은 안지겠다는 것 아닌가? 과거 노무현씨 탄핵정국 때 헌법재판소에서 기각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질문에 박근혜씨는 “수용하는 것이지요”라고 답했다. 같은 맥락이다. 공주는 무슨 짓을 해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그녀의 철칙이다.
이번 사태가 어처구니 없는 것은 박근혜씨가 원흉인데도 이런 인식과 태도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례만 봐도 박근혜씨가 사물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놀랄만큼 한심하다. 공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이 “산소까스” 이러니 더 무슨 말을 할까?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이해하고 분석해서 답을 내는 능력도 참담하다. 토론회든 인터뷰든 박근혜의 말법은 누가 써 준 글을 읽는 수준이다. 외모는 멀쩡한 성인이지만 정보처리 능력이 무뇌아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최순실씨를 비롯한 사사로운 인연에 의지하는 것에서 그의 자질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그 사실을 인지하거나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깜냥이 안되는 자가 무거운 책무를 진 자리에 앉아서 온갖 사고를 쳐놓고도 책임은 안지겠다고 버티고 있으니 난감한 일이다.
몹쓸 무리들의 몹쓸 말공작
과연 박근혜씨가 자신의 생각으로 사과를 하고 국회의장에게 오만불손한 말을 내뱉은 것일까? 측근에 관한 의혹이 불거지고, JTBC에서 테블릿 내용을 보도하고, 그리고 지금까지 오는 동안 대응을 해온 것이 박근혜씨의 생각일까? 최순실씨가 검찰에 불려간 다음에도 박근혜씨의 인식과 대응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어쨋든 끝까지 가겠다는 것 아닌가?
최순실씨가 구속된 상황에서도 변한 것이 없다면 최순실씨 말고 박근혜씨를 움직이는 몹쓸 무리들이 있다는 뜻이다. 최순득씨든 김기춘씨든, 청와대 안이든 밖이든, 언론이든 기업이든 박근혜씨를 끝까지 붙들고 항전을 하도록 부추기는 무리들이다. 그것이 자기들의 이익을 보전하고 세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일제시대 이후로 계속 이 사회의 기득권을 틀어쥐고 있는 무리들일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권력, 교육, 돈, 지능 등에서 우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아주 냉철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책임총리니 거국중립내각이니 하는 대목에서 나는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말공작을 생각한다. 부정선거 의혹으로 밀리면 슬그머니 “선거부정”이라고 말을 돌린다. 국가정보원의 부정선거 행위는 여자 정보요원의 인권문제로 몰아간다. 이번에도 몹쓸 무리들이 몹쓸 말공작을 시도하는 듯하다. 하야, 탄핵, 2선후퇴, 거국중립내각, 책임총리, 영수회담 등을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다. 이런 음흉한 말공작에 말려들면 안된다. 말이 아니라 그 속내를 꿰뚫어 봐야 한다.
몹쓸 말공작: 입장을 안바꾸는 박근혜씨가 문제
청와대와 여당은 그동안 야당이 입장을 계속 바꾸었다며, 정확한 입장이 무엇이지 모르겠다며 비난을 한다. 실제 조금씩 바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비난받을 일인가? 매일 새로운 사실이 나오고 검찰에 불려가는 상황에서 입장을 바꾸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만일 박근혜 최순실씨가 군대를 동원하여 야당의원들을 짓밟고 왕정으로 복귀하려고 했음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다면 야당은 당연히 입장을 바꾸어야 한다. 즉시 반란세력(박근혜씨 포함)을 진압하고 내란죄를 물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은 어떠한가? 상황이 바뀜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의견을 표출하였다. 이젠 대통령 탈당이 아니라 탄핵 얘기까지도 나온다. 박근혜씨는 무엇 때문에 사과를 두 번이나 했는가? 물론 정권을 내놓지 못하겠다와 당지도부를 바꾸지 않겠다는 일관성(정확하게는 외고집과 반항)은 있다. 지금 문제는 야당이 입장을 상황에 따라 바꿔온 것이 아니라 이런 청와대와 여당의 “일관성” 때문에 시민들이 불쾌하고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말바꾸기 비난”은 어떻게든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말공작이자 물타기일 뿐이다.
몹쓸 말공작: 책임없는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국정수습은 사기다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어쩌구도 마찬가지다. 청와대와 여당이 같은 말을 다른 의미로 사용해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질문 (1)과 (2) 모두 “아니다”가 시민과 야당의 생각이다. 이런 인식에서 답은 하나다. 대통령은 물러나야 하고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 언제 어떻게 대통령이 물러나야 하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덜 혼란스러워지려면 당분간 대통령은 국회에서 정한 대로 도장을 찍어주다가 때가 되면 물러나야 한다. 당분간 모든 국정을 이끌고 선거를 준비할 사람이 책임총리고 거국중립내각이다. 이것이 국정수습이다. 국정에 대통령 자리는 없다.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친박)은 질문 (1)과 (2)에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국정수습이니 영수회담을 말하고 있다. 박근혜씨의 잘못은 사소한 것이고 대통령 직을 수행할 자질과 능력이 있다는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들에게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은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총리라는 뜻이다. 국정수습이란 헌법에 나와있는 총리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일 뿐이다. 대통령의 책임을 전혀 묻지 않고 대통령의 모든 권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대통령이 아니라 새 총리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떠넘기자는 것이다. 그 “책임총리” 뒤에 숨어서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영수회담도 그것을 논의하자는 것이지 대통령의 책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이러니 야당이 분개하는 것이다. 이것이 말공작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몹쓸 말공작: 내치냐 외치냐? 당장 군권, 게엄권, 외교권부터 회수하라!
국정수습한다며 內治는 총리가 하고 外治는 대통령이 하느냐 마느냐도 마찬가지다. 야당은 국정을 “모두”로 말하지만 여당은 총리의 권한으로 되어 있는 “국정”에 국한한다. 이정현씨는 대통령의 군통수권과 게엄권이 대통령 고유권한인데 그것을 넘기라고 한다면 반헌법적이라고 분개했다. 기회주의 언론도 맞장구를 친다. 감히 드러내놓을 수는 없지만 아직도 박근혜씨의 죄가 엄중하지 않고, 박근혜씨의 자질과 능력이 믿는다는 속내다. 여당이 2선후퇴가 어디까지냐고 묻는 것도 내치와 외치를 따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말공작이다.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자가 박근혜씨인데 자질과 능력조차 없다면 내치와 외치를 뭐하러 구분하는가. (1)과 (2) 모두 “아니오”라면 제일 먼저 군통수권, 게엄권, 외교권을 박탈하는 것이 마땅하다. 철부지 아이가 칼을 들고 불을 붙이고 아장아장 걷고 있는 형국이니 당장 칼과 불을 빼앗아야 한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래야 한다. 우선 나라를 지키고 볼 일 아닌가? 몹쓸 무리들이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서 군대에게 북진을 명령하고, 게엄령을 선포하고, 나라를 팔아먹는 외교를 강행한다면 어쩌려는가.
길을 가로 막고 물러보라. 박근혜씨가 군사와 외교 업무를 수행할 자질과 능력이 어떠한지를… 대체 어느 정치지도자가 박근혜씨와 외교를 하고 싶을까? 시민의 9할이 지지하지 않는 대통령이 외교를 하는 것이 얼마나 합당하며, 또 가능할 것인가? 이런 의미에서 이정현씨의 입거품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최순실씨없이 박근혜씨가 대체 무얼 하겠는가? 차라리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최순실씨를 석방하거나 "무제한 대포폰 통화"를 보장하여, “멘붕”에 빠져있는 박근혜씨를 잘 "운전"하라는 주장이 훨씬 현실적이고 정직하다.
몹쓸 말공작: 차라리 탄핵을 하라고?
청와대와 여당은 차라리 깨끗하게 대통령을 탄핵하라고 말한다. 의도가 있고 없고 간에 염치없는 짓이다. 헌정질서를 망가뜨려놓은 자들이 이제와서 헌법이 어쩌구 그러고 자빠졌으니 말이다. 나라를 뒤집은 범법자들이 검사에게 기소를 하라고 요구하고, 판사에게 무기징역이니 사형이니를 훈수두고 있다. 박근혜씨는 모든 잘못이 자기에게 있다면서도 책임을 말하지 않는다. 어느 장관도 물러난 자가 없다. 소위 친박 지도부도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의혹이 나올 때마다 몸을 던져 덮고 막고 저항했던 자들아닌가? 국정농단 부역자요 범죄자들 아닌가? 말 그대로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들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다. 마치 궁지에 몰린 양아치가 차라리 날 죽이라면서 병을 깨서 자해하는 행위이다. 천안함 침몰 책임이 있는자들이 사건을 스스로 조사하고 나서 북한에게 억울하게 쥐어 터졌다면서 징징거리는 모습과 똑같다.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죄인이라면, 경계도 보고도 실패하여 전쟁에서 참패한 패장이면 군말없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서 조용히 참형을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 감히 어디서 그런 요설로 시민들을 현혹하는가? 여당이 정말 반성을 한다면 부역자 모두 국회의원직은 물러나고, 당 차원에서 석고대죄한 후 스스로 당을 해체하고, 박근혜씨에게 책임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몹쓸 말공작: 하야든 탄핵이든 다 헌정질서다
어떤 사람은 헌법 테두리 안에서 수습해야 한다면서 탄핵은 헌법적이고 하야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통령의 군통수권이 헌법에 분명히 적혀 있으니 총리에게 위임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헌법에 적힌 대로 적용해야지 해석을 하면 안된다는 사람도 있다. 탄핵을 제외한 하야, 사퇴,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2선후퇴, 영수회담 등은 헌법에 나와있는 용어가 아니다. 그러니 이런 문제를 논의하면 안된다는 것인가? 헌법에 적혀있는 글 자체가 우리가 믿는 헌법인가?
“하야”가 헌법에 정의된 용어가 아니니 대통령은 사임하면 안되는가? 사퇴는 어떠한가? 이승만씨의 하야는 위헌인가? 이승만씨가 자살을 했거나 시민들에게 몰매를 맞아 쓰러졌다면 궐위나 사고가 되었을텐데 아쉬운가? “바지대통령”도 헌법에 나와있는 용어가 아니니 박근혜 최순실 사태는 논의하면 안된단 말인가? 그렇다면 군통수권을 위임하면 안된다는 문장도 없는데 왜 위임할 수 없다고 하는가? 이 세상에 해석하지 않고 적용할 수 있는 법이 존재하는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요설이자 말공작이다.
하야든 탄핵이든 모두 현재 헌법질서 안에 있다. 권한을 위임하고 어디까지 위임하는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기술적으로 매끄럽게 해석하고 추진하냐 하는 문제다. 위헌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책임총리든 거국중립내각이든 2선후퇴든 헌법의 취지를 어찌 살릴지를 따져야 하는 문제이다. 얼마나 주권자인 시민들이 이해하고 동의하는 방식인가에 물어야 하는 문제다.
지금 상황에서 헌법을 말한다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1조 2)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7조 1항)가 가장 중요하다. 71조와 84조는 근본적인 규정이 아니라 법적이고 기술적인 규정이다. 핵심은 하야든 사퇴든 탄핵이든 주권을 가진 국민이 권력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며,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책임을 지지 않는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9할이 넘는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백만명이 넘는 국민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씨에게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 외에 더 무엇을 덧붙인단 말인가?
답은 하나다: 박근혜는 물러나라
국정수습,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등은 따지고 보면 말장난이고 말공작이다. (1)과 (2)에 모두 “아니오”라고 말한다면 더 이상 논란거리도 아니다. 당연히 대통령은 도장만 찍는 뒷방 늙은이가 되는 것이다. 2선후퇴가 어디까지인지, 어디까지가 외치인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선거준비가 되는 대로 물러나야 하는 식물대통령이다. 이것이 국정수습이다. 책임총리든 거국중립내각이든 독립적으로 선거를 준비하는 과도내각이다.
답은 의외로 쉽다. 시민들의 집회를 통하든 토론을 통하든 질문 (1)과 (2)번에 “아니오”를 뼈에 사무치게 말하도록 여당과 청와대를 압박하는 것이다. 지금 봐서는 박근혜씨가 몹쓸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같다. 본인이 스스로 궐위를 만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결국은 몹쓸 무리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항복하도록 시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국가적으로 보면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몹쓸 무리들이 박근혜씨에게 게엄령이라도 지시하면서 끝까지 저항을 한다면 피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저런 말은 많지만 사실은 답은 하나다. 책임총리니 내치니 외치니 그런 말공작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집중해야 한다. 박근혜씨는 헌법질서를 농락한 중대한 죄를 지었고, 그 자질과 능력은 위험하리만치 부족하다. 깜냥이 안되는 자가 자리를 꿰차고 앉아서 수많은 사고를 쳐왔던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한가지만 말해라. “주권자인 내가 말한다. 박근혜는 물러나라.”
야당은 더 이상 시민 뒤를 따르지 말고, 여당과 청와대의 궤변을 기다리지 말라. 이젠 반 발짝 앞서서 적극적으로 박근혜씨 퇴진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처리할지를 고민하여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군통수권, 게엄권, 외교권을 넘겨받아 국가 안보를 확보하고, 단계적으로 조기 선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16. 11. 12
사태수습을 두고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온다. 탈당, 하야, 사퇴, 탄핵에서부터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2선후퇴, 영수회담 등 분분하다. 민주사회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내치와 외치를 구분하네 마네 다투고 있다. 헌법 71조를 어떻게 적용할지, 어떻게 해석할지 의견이 다르다.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은 야당이 자꾸 말을 바꾼다고 비난한다. 여당이 야당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면, 한발 더 물러서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투정한다. 군통수권과 게엄권을 내놓으라는 요구가 위헌적 발상이라고 말한다. 일반 시민들의 눈에는 혼란스러울 뿐이다. 답은 뻔한데 쓸데없는 말장난을 한다며 혀를 끌끌 찬다.
근본 질문 두개: 책임과 능력
가만이 생각해 보면 청와대, 여당, 야당이 다투는 논리가 간단하다. 여기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1) 박근혜 최순실 사태가 참을만한 것인가와 (2) 박근혜씨가 국정을 이끌만한 자질과 능력이 있는가이다. 시민과 여야(일부 “친박”을 제외하고)는 참을 만한 범위를 넘은 엽기라고 본다. 지지율 5퍼센트와 오늘 집회에 모인 백만명이면 충분한 증거가 된다. 또한 초우주적인 “바지대통령”에게 희망이 없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대통령과 내각이 국정을 수행할 능력이 없으니 조기 대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정공백을 메꾼답시고 사고치지 말고 가만히 반성하면서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청와대와 일부 여당(친박)에서는 맹확하게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는다. 질문 (1)에 대해서는 사과도 하고 머리를 숙이기는 하지만 그 뿐이다.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 문고리 3인방을 빼고는 아직까지 사임한 비서관과 장관이 없다. 질문 (2)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는다. 박근혜씨의 자질과 능력을 믿고 또 믿고 싶은 것같다. 그러니 나라는 들썩이는데도 천하태평이고,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국정을 챙긴다며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아무리 지지율 5퍼센트라도 어떻게 해서든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속내를 숨기면서 시민과 야당의 요구를 뭉개고 있다. 여기서 근본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박근혜씨의 사과와 인식
박근혜씨가 사과를 두 번 했지만 어찌 책임을 질 것인지 말하지 않았고 그저 “국정공백”을 걱정했다. 말이 사과지 “개념없는 김여사”의 푸념과 넋두리였다.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일방적으로 (왼 것을) 말한 것에서도 드러나듯이 근본적인 질문 (1)과 (2) 모두 “예”라는 인식이다. “좀 미안하긴 한데 사과했음 됐지 더 뭘 바래? 근본없는 것들이 감히 대통령에게 대들어?” 이런 식이다.
박근혜씨가 국무총리의 권능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국회의장에게 총리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통지했다. 헌법에 규정된 대로 국무총리가 국정을 통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정공백” 어쩌구 얘기를 꺼낸 이유 이런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끝까지 대통령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음에도 책임은 안지겠다는 것 아닌가? 과거 노무현씨 탄핵정국 때 헌법재판소에서 기각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질문에 박근혜씨는 “수용하는 것이지요”라고 답했다. 같은 맥락이다. 공주는 무슨 짓을 해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그녀의 철칙이다.
이번 사태가 어처구니 없는 것은 박근혜씨가 원흉인데도 이런 인식과 태도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례만 봐도 박근혜씨가 사물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놀랄만큼 한심하다. 공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이 “산소까스” 이러니 더 무슨 말을 할까?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이해하고 분석해서 답을 내는 능력도 참담하다. 토론회든 인터뷰든 박근혜의 말법은 누가 써 준 글을 읽는 수준이다. 외모는 멀쩡한 성인이지만 정보처리 능력이 무뇌아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최순실씨를 비롯한 사사로운 인연에 의지하는 것에서 그의 자질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그 사실을 인지하거나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깜냥이 안되는 자가 무거운 책무를 진 자리에 앉아서 온갖 사고를 쳐놓고도 책임은 안지겠다고 버티고 있으니 난감한 일이다.
몹쓸 무리들의 몹쓸 말공작
과연 박근혜씨가 자신의 생각으로 사과를 하고 국회의장에게 오만불손한 말을 내뱉은 것일까? 측근에 관한 의혹이 불거지고, JTBC에서 테블릿 내용을 보도하고, 그리고 지금까지 오는 동안 대응을 해온 것이 박근혜씨의 생각일까? 최순실씨가 검찰에 불려간 다음에도 박근혜씨의 인식과 대응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어쨋든 끝까지 가겠다는 것 아닌가?
최순실씨가 구속된 상황에서도 변한 것이 없다면 최순실씨 말고 박근혜씨를 움직이는 몹쓸 무리들이 있다는 뜻이다. 최순득씨든 김기춘씨든, 청와대 안이든 밖이든, 언론이든 기업이든 박근혜씨를 끝까지 붙들고 항전을 하도록 부추기는 무리들이다. 그것이 자기들의 이익을 보전하고 세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일제시대 이후로 계속 이 사회의 기득권을 틀어쥐고 있는 무리들일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그들이 권력, 교육, 돈, 지능 등에서 우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아주 냉철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책임총리니 거국중립내각이니 하는 대목에서 나는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말공작을 생각한다. 부정선거 의혹으로 밀리면 슬그머니 “선거부정”이라고 말을 돌린다. 국가정보원의 부정선거 행위는 여자 정보요원의 인권문제로 몰아간다. 이번에도 몹쓸 무리들이 몹쓸 말공작을 시도하는 듯하다. 하야, 탄핵, 2선후퇴, 거국중립내각, 책임총리, 영수회담 등을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다. 이런 음흉한 말공작에 말려들면 안된다. 말이 아니라 그 속내를 꿰뚫어 봐야 한다.
몹쓸 말공작: 입장을 안바꾸는 박근혜씨가 문제
청와대와 여당은 그동안 야당이 입장을 계속 바꾸었다며, 정확한 입장이 무엇이지 모르겠다며 비난을 한다. 실제 조금씩 바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비난받을 일인가? 매일 새로운 사실이 나오고 검찰에 불려가는 상황에서 입장을 바꾸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만일 박근혜 최순실씨가 군대를 동원하여 야당의원들을 짓밟고 왕정으로 복귀하려고 했음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다면 야당은 당연히 입장을 바꾸어야 한다. 즉시 반란세력(박근혜씨 포함)을 진압하고 내란죄를 물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은 어떠한가? 상황이 바뀜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의견을 표출하였다. 이젠 대통령 탈당이 아니라 탄핵 얘기까지도 나온다. 박근혜씨는 무엇 때문에 사과를 두 번이나 했는가? 물론 정권을 내놓지 못하겠다와 당지도부를 바꾸지 않겠다는 일관성(정확하게는 외고집과 반항)은 있다. 지금 문제는 야당이 입장을 상황에 따라 바꿔온 것이 아니라 이런 청와대와 여당의 “일관성” 때문에 시민들이 불쾌하고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말바꾸기 비난”은 어떻게든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말공작이자 물타기일 뿐이다.
몹쓸 말공작: 책임없는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국정수습은 사기다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어쩌구도 마찬가지다. 청와대와 여당이 같은 말을 다른 의미로 사용해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질문 (1)과 (2) 모두 “아니다”가 시민과 야당의 생각이다. 이런 인식에서 답은 하나다. 대통령은 물러나야 하고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 언제 어떻게 대통령이 물러나야 하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덜 혼란스러워지려면 당분간 대통령은 국회에서 정한 대로 도장을 찍어주다가 때가 되면 물러나야 한다. 당분간 모든 국정을 이끌고 선거를 준비할 사람이 책임총리고 거국중립내각이다. 이것이 국정수습이다. 국정에 대통령 자리는 없다.
그런데 청와대와 여당(친박)은 질문 (1)과 (2)에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국정수습이니 영수회담을 말하고 있다. 박근혜씨의 잘못은 사소한 것이고 대통령 직을 수행할 자질과 능력이 있다는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들에게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은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총리라는 뜻이다. 국정수습이란 헌법에 나와있는 총리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일 뿐이다. 대통령의 책임을 전혀 묻지 않고 대통령의 모든 권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대통령이 아니라 새 총리에게 이번 사태의 책임을 떠넘기자는 것이다. 그 “책임총리” 뒤에 숨어서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영수회담도 그것을 논의하자는 것이지 대통령의 책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이러니 야당이 분개하는 것이다. 이것이 말공작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몹쓸 말공작: 내치냐 외치냐? 당장 군권, 게엄권, 외교권부터 회수하라!
국정수습한다며 內治는 총리가 하고 外治는 대통령이 하느냐 마느냐도 마찬가지다. 야당은 국정을 “모두”로 말하지만 여당은 총리의 권한으로 되어 있는 “국정”에 국한한다. 이정현씨는 대통령의 군통수권과 게엄권이 대통령 고유권한인데 그것을 넘기라고 한다면 반헌법적이라고 분개했다. 기회주의 언론도 맞장구를 친다. 감히 드러내놓을 수는 없지만 아직도 박근혜씨의 죄가 엄중하지 않고, 박근혜씨의 자질과 능력이 믿는다는 속내다. 여당이 2선후퇴가 어디까지냐고 묻는 것도 내치와 외치를 따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말공작이다.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자가 박근혜씨인데 자질과 능력조차 없다면 내치와 외치를 뭐하러 구분하는가. (1)과 (2) 모두 “아니오”라면 제일 먼저 군통수권, 게엄권, 외교권을 박탈하는 것이 마땅하다. 철부지 아이가 칼을 들고 불을 붙이고 아장아장 걷고 있는 형국이니 당장 칼과 불을 빼앗아야 한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래야 한다. 우선 나라를 지키고 볼 일 아닌가? 몹쓸 무리들이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서 군대에게 북진을 명령하고, 게엄령을 선포하고, 나라를 팔아먹는 외교를 강행한다면 어쩌려는가.
길을 가로 막고 물러보라. 박근혜씨가 군사와 외교 업무를 수행할 자질과 능력이 어떠한지를… 대체 어느 정치지도자가 박근혜씨와 외교를 하고 싶을까? 시민의 9할이 지지하지 않는 대통령이 외교를 하는 것이 얼마나 합당하며, 또 가능할 것인가? 이런 의미에서 이정현씨의 입거품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다. 최순실씨없이 박근혜씨가 대체 무얼 하겠는가? 차라리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최순실씨를 석방하거나 "무제한 대포폰 통화"를 보장하여, “멘붕”에 빠져있는 박근혜씨를 잘 "운전"하라는 주장이 훨씬 현실적이고 정직하다.
몹쓸 말공작: 차라리 탄핵을 하라고?
청와대와 여당은 차라리 깨끗하게 대통령을 탄핵하라고 말한다. 의도가 있고 없고 간에 염치없는 짓이다. 헌정질서를 망가뜨려놓은 자들이 이제와서 헌법이 어쩌구 그러고 자빠졌으니 말이다. 나라를 뒤집은 범법자들이 검사에게 기소를 하라고 요구하고, 판사에게 무기징역이니 사형이니를 훈수두고 있다. 박근혜씨는 모든 잘못이 자기에게 있다면서도 책임을 말하지 않는다. 어느 장관도 물러난 자가 없다. 소위 친박 지도부도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의혹이 나올 때마다 몸을 던져 덮고 막고 저항했던 자들아닌가? 국정농단 부역자요 범죄자들 아닌가? 말 그대로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들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다. 마치 궁지에 몰린 양아치가 차라리 날 죽이라면서 병을 깨서 자해하는 행위이다. 천안함 침몰 책임이 있는자들이 사건을 스스로 조사하고 나서 북한에게 억울하게 쥐어 터졌다면서 징징거리는 모습과 똑같다.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죄인이라면, 경계도 보고도 실패하여 전쟁에서 참패한 패장이면 군말없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서 조용히 참형을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 감히 어디서 그런 요설로 시민들을 현혹하는가? 여당이 정말 반성을 한다면 부역자 모두 국회의원직은 물러나고, 당 차원에서 석고대죄한 후 스스로 당을 해체하고, 박근혜씨에게 책임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몹쓸 말공작: 하야든 탄핵이든 다 헌정질서다
어떤 사람은 헌법 테두리 안에서 수습해야 한다면서 탄핵은 헌법적이고 하야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통령의 군통수권이 헌법에 분명히 적혀 있으니 총리에게 위임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헌법에 적힌 대로 적용해야지 해석을 하면 안된다는 사람도 있다. 탄핵을 제외한 하야, 사퇴,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2선후퇴, 영수회담 등은 헌법에 나와있는 용어가 아니다. 그러니 이런 문제를 논의하면 안된다는 것인가? 헌법에 적혀있는 글 자체가 우리가 믿는 헌법인가?
“하야”가 헌법에 정의된 용어가 아니니 대통령은 사임하면 안되는가? 사퇴는 어떠한가? 이승만씨의 하야는 위헌인가? 이승만씨가 자살을 했거나 시민들에게 몰매를 맞아 쓰러졌다면 궐위나 사고가 되었을텐데 아쉬운가? “바지대통령”도 헌법에 나와있는 용어가 아니니 박근혜 최순실 사태는 논의하면 안된단 말인가? 그렇다면 군통수권을 위임하면 안된다는 문장도 없는데 왜 위임할 수 없다고 하는가? 이 세상에 해석하지 않고 적용할 수 있는 법이 존재하는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요설이자 말공작이다.
하야든 탄핵이든 모두 현재 헌법질서 안에 있다. 권한을 위임하고 어디까지 위임하는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기술적으로 매끄럽게 해석하고 추진하냐 하는 문제다. 위헌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책임총리든 거국중립내각이든 2선후퇴든 헌법의 취지를 어찌 살릴지를 따져야 하는 문제이다. 얼마나 주권자인 시민들이 이해하고 동의하는 방식인가에 물어야 하는 문제다.
지금 상황에서 헌법을 말한다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1조 2)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7조 1항)가 가장 중요하다. 71조와 84조는 근본적인 규정이 아니라 법적이고 기술적인 규정이다. 핵심은 하야든 사퇴든 탄핵이든 주권을 가진 국민이 권력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며,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책임을 지지 않는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9할이 넘는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백만명이 넘는 국민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씨에게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 외에 더 무엇을 덧붙인단 말인가?
답은 하나다: 박근혜는 물러나라
국정수습, 책임총리, 거국중립내각 등은 따지고 보면 말장난이고 말공작이다. (1)과 (2)에 모두 “아니오”라고 말한다면 더 이상 논란거리도 아니다. 당연히 대통령은 도장만 찍는 뒷방 늙은이가 되는 것이다. 2선후퇴가 어디까지인지, 어디까지가 외치인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선거준비가 되는 대로 물러나야 하는 식물대통령이다. 이것이 국정수습이다. 책임총리든 거국중립내각이든 독립적으로 선거를 준비하는 과도내각이다.
답은 의외로 쉽다. 시민들의 집회를 통하든 토론을 통하든 질문 (1)과 (2)번에 “아니오”를 뼈에 사무치게 말하도록 여당과 청와대를 압박하는 것이다. 지금 봐서는 박근혜씨가 몹쓸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같다. 본인이 스스로 궐위를 만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결국은 몹쓸 무리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항복하도록 시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국가적으로 보면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몹쓸 무리들이 박근혜씨에게 게엄령이라도 지시하면서 끝까지 저항을 한다면 피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저런 말은 많지만 사실은 답은 하나다. 책임총리니 내치니 외치니 그런 말공작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집중해야 한다. 박근혜씨는 헌법질서를 농락한 중대한 죄를 지었고, 그 자질과 능력은 위험하리만치 부족하다. 깜냥이 안되는 자가 자리를 꿰차고 앉아서 수많은 사고를 쳐왔던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한가지만 말해라. “주권자인 내가 말한다. 박근혜는 물러나라.”
야당은 더 이상 시민 뒤를 따르지 말고, 여당과 청와대의 궤변을 기다리지 말라. 이젠 반 발짝 앞서서 적극적으로 박근혜씨 퇴진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처리할지를 고민하여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군통수권, 게엄권, 외교권을 넘겨받아 국가 안보를 확보하고, 단계적으로 조기 선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16.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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